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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변혁시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대안

현안과정책 381호

글/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변혁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기존의 기업경영 문법과 사회생활 문법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변화에 기름을 부어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원가의 급격한 증가 때문에 기존의 사업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았던 개인화 제품·서비스가 ‘bespoke’ 혹은 ‘on-demand’라는 이름으로 줄이어 출시되는 현상은 디지털변혁이 얼마나 사업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고객문제 해결을 통한 고객가치의 극대화이다. 이러한 부분은 지역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지방이 무너져가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지방 활성화는 지방에 사는 시민들에게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낮은 원가에 얼마나 좋은 삶의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느끼는 가치가 자신들이 내는 세금보다 훨씬 크다면 그 지역은 성장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쇠퇴할 것이다. 가치를 제공함에 있어 낮은 원가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면 그 지역은 생존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간략하게 디지털변혁을 정의하고 디지털변혁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변화를 살펴보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이 성장을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어떠한 정책적 대안들이 고민되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디지털변혁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달은 기업들이 고객 요구사항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기존의 아날로그 경제구조를 디지털 경제구조로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2008년 페트로차이나, 엑슨모빌, 가스프롬, 로열 더치셀 등 에너지기업들이 상위에 포진되었던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대 기업이 2020년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 디지털서비스 기업으로 바뀌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가 2019년에 상장한 후 압도적인 차이로 시가 총액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현재 4위로 내려 앉았으며, 자동차 디지털플랫폼 강자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기존 자동차 대기업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국내에서 가장 큰 국민은행의 시가 총액보다 2배 이상 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디지털트윈을 활용하여 자동차 생산 전과정을 디지털화하겠다는 발표를 했는데 이는 자동차의 설계, 시작품 생산, 테스트, 생산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공정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것으로 아날로그 경제가 디지털 경제로 바뀌는 현상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고객 맞춤형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이러한 변화를 디지털변혁이라고 부를 수 있다.

디지털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란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이를 온디맨드서비스 on demand service라고 한다)하기 위해 기업이 가진 자원과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모듈화하여 디지털화한 후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아날로그형 조직에서는 자원과 프로세스의 표준화나 모듈화가 거의 불가능했고 설령 모듈화와 표준화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를 통합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자원의 세부내용을 추적하여 관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일례로 노트북을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서 기업들은 고객의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니터, CPU, RAM, 하드디스크, 그래픽카드 등 다양한 부품들을 예상하여 디자인을 만들고 제품을 만든 다음, 창고에 보관하고 수요자에게 판매를 한다. 그런데 만약, 이 프로세스를 모든 부품들을 표준화, 모듈화하고 고객이 디자인을 하게 한 후 바로 제공하는 형태로 바꾼다고 가정해 보자.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혹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만들어서 배송하는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며 VOD(Video On Demand)서비스와 같은 것이다. 처음에는 비디오테이프에 담겨 있던 영화들이 CD나 DVD에 담기면서 디지털화되었고 비디오 가게 대신 TV나 휴대폰 등을 통해 직접 다운로드 받거나 스트리밍서비스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이 모든 과정들이 디지털로 바뀌었다. 이렇게 온디맨드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전달과정이나 기업체계가 바뀌는 것을 디지털변혁이라고 한다.

디지털변혁은 아날로그 세계가 갖고 있던 가치-원가 딜레마를 해결하여 개인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즉, 다양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 문제 이해와 솔루션 도출을 보다 더 용이하게 하여, 개인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제공을 보다 더 쉽게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기술들은 개인 맞춤화에서 발생하는 제품 제조 및 제공 그리고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의 복잡성을 해결하여 가치를 극대화하면서도 원가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부여한다. 또한 제품의 소유보다는 이용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모든 흐름은 온디맨드서비스(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로 귀결된다.


디지털변혁은 경제·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디지털변혁은 기술 및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새롭고 다양한 스마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을 기반으로 이전에는 서로 단절되어 있던 분야들 간 융·복합을 통해 경계를 넘어 공진화 하면서 다양한 사회·경제 차원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경제구조 변화 측면에서 보면, 앞서 언급된 대로 요구형(On-Demand) 경제가 부상하고, 인터넷 혹은 모바일 상거래를 통해 적시 적소에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의 상품 혹은 서비스의 이용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면서, 대량생산된 규격제품보다는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문화를 촉진하여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다.

산업구조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변혁은 제조업의 서비스화, 서비스의 제품화, 개별 공급사슬의 붕괴와 글로벌 공급사슬의 등장, 대기업의 분해와 중소기업의 통합이라는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기존에는 제품만을 생산해서 제공하던 형태가 이제는 그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목적, 즉 서비스라는 형태로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성 서비스를 사는 것이며, 별장을 사는 것이 아니라 휴양서비스나 숙박서비스를 사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제조업은 소비자의 다양하고 즉각적인 요구 충족을 위해 빅데이터,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등과 결합하게 되고, 소비자 접점이 제품에서 IoT제품기반의 서비스로 변화하는 혁신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맞춤형 소량생산, 스마트 공장 등 제조공정 측면의 혁신과 더불어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독일의 지멘스는 디지털트윈으로 무장된 스마트공장을 통해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실시간으로 생산하는데, 99.7%의 제품을 주문 후 24시간 이내에 출하하며, 불량률 0.001%를 실현했다.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1년에 5,000여 차례 정도 생산라인의 셋업을 바꾸면서 1,000가지가 넘는 변형된 제품을 생산한다. 이와 같은 생산라인의 유연성은 지멘스가 고객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비스의 제품화는 기존에는 표준화되지 않고 제공자에 따라 다르며, 반복생산이 불가능하던 서비스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품화를 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로봇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표준화된 플랫폼 위에 맞춤형 모듈을 입혀 온디맨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서비스 생산성을 극대화 하게 된다. 제품의 서비스화나 서비스의 제품화는 모두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플랫폼 기술은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을 통한 발전으로 O2O(Online to Offline) 등 새로운 ‘스마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개별기업 공급사슬(Supply Chain)이 붕괴하고 글로벌 공급사슬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oT기술을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공유하고, 인공지능으로 상황을 분석, 생산 시뮬레이션을 가동하는 생산체계가 스마트 플랫폼으로 구성되고 다양한 생산서비스들이 디지털화되어 이 플랫폼에 탑재되면서 제조기반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들도 스마트공장을 통해 맞춤형 소량생산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일컬어 개방형 제조서비스라고 표현하는데,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제품 제작을 의뢰하고 스마트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품을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만약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조나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면, 기존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했던 대기업은 분해되고, 대기업의 각 부서가 담당했던 역할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역량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맡게 되면, 대기업의 해체와 중소기업의 재통합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온디맨드 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를 허물고 기업간 경계도 허물며, 기술간 경계도 허물게 된다. 경계가 없이 통합된 글로벌 가치사슬 상에서 높은 부가가치 영역에 있기 위해서는 기업 간 핵심 기술력의 제휴를 통해 플랫폼 기반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온디맨드 경제는 도시 공간과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장에서 알 수 있듯이, 온디맨드 워킹이 늘어나면 개인들은 모바일이나 그 외의 다른 기기들이 연결된 업무 플랫폼을 이용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들이 주거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홈오피스와 관련된 수요를 늘릴 것이다. 또한 개인들은 외부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도 업무 특성에 맞게 최적화된 공간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한곳에 고정된 사무실에서 여러 업무를 모두 처리했지만, 앞으로는 혼자 집중하는 공간, 협업에 용이한 공간, 고객이나 파트너와 미팅하는 공간, 연구 공간 등 필요에 따라 각각 다른 공간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수요변화는 동일한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복합형 건물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면서 도시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높다. 업무가 유연해지면서 업무와 일상이 동일한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달라진 도시인의 생활에 맞는 구조와 시설을 더 잘 갖춘 도시일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요약하면 미래의 도시는 저층 혹은 중층의 복합구조 건물과 주거시설, 상업시설이 어울린 직주근접 또는 원격근무의 직주일체의 도시가 될 것이다. 도시의 변화는 보다 많은 재능을 유인하여 도시의 집중화는 더욱 더 심해질 것이고 지방은 황폐화될 것이다.


우리나라 지역공간의 위상과 지역혁신 정책의 문제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의 인구집중도가 50%를 넘어설 만큼 수도권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경기·부산·대구·대전을 제외한 전 광역자치단체는 소득의 역외 순유출을 경험하고 있고, 디지털변혁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할 IT기업들은 9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역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서울과 대도시 그리고 지역간의 의료 수준 격차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특히, 혁신 환경 측면에서 지역은 열악하다. 기술개발투자, 기술인력 모두 수도권, 충청권 중심의 지역편중 심화되고 있는데, 수도권 대졸자의 지역 내 잔존율은 92.7%에 이르지만, 강원·충청권의 경우는 50%대에 그칠 만큼 최근 10년간 기술 인력의 수도권 재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역 인력의 순유출로 인한 인력수급의 심각한 미스매치는 지방에 고급인력 부족과 일자리부족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발생시키고 있다. 공공R&D의 경우 또한 수도권과 대전에 80% 이상이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연구개발의 성과 측면에서도 지역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국가전체 연구개발투자와 비교할 때, 정부의 지역산업 R&D 정책의 성과는 매우 미흡하다. 지역산업 R&D 정책의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의 해외특허 숫자 및 기술료는 국가 전체 성과와 비교할 때 매우 낮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성장성 또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역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지역 특화 산업정책의 경우도 기존 특화산업과의 매치율이 50% 내외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역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중앙정부 주도형 정책 거버넌스의 문제를 들 수 있다. 거의 모든 정책이 중앙 정부 주도로 결정되며 예산 또한 중앙정부 주도로 결정되기 때문에 지역 스스로 자신들에게 특화된 정책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둘째는 경직된 지원 방식과 규제시스템이다.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상태계서 만들어진 시스템이 현재까지 작동하면서 정해진 틀 내에서만 사업을 만들거나 운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지역의 역량이 개발되거나 개입될 여지가 별로 없다. 셋째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역량 부족이다.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거나 재원을 발굴하거나 글로벌화를 통해 제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역의 역량이 지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순응하여 예산 집행에만 특화된 오랜 경험으로 인해 만들어졌거나 지역인재의 유출로 인한 역량 부재가 만들어낸 산물이겠지만, 현존하는 지역자원 또한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사용하지 않는 지역의 문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넷째는 지역 지원기관들의 규모와 역량의 한계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역량 한계와 더불어 지역 지원기관들도 규모가 영세하고 역량이 제한적이어서 창의적인 사업진행이나 개발이 어렵다. 마지막으로는 지역자원의 효과적 활용 부재이다. 지역자원을 어떻게 연계하고 통합하여 활용하면 가장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의 부재로 지역에 존재하는 자원들을 활용하는데 미온적이다. 이와같은 다섯가지 원인은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연계되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게 되는데 지역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대안

디지털변혁은 자원과 역량 부족으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지역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거치-원가 딜레마로 인해 지금까지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면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다. 그전에 우선 중앙정부 주도형 거버넌스를 지역주도형 정책거버넌스로 전환함으로써 지역이 스스로 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이 주제는 매우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지만 아직 실천이 더디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실천해야 할 문제이다.

둘째는 우리정부 연구개발정책의 기본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장비 중심의 R&D 지원을 인력중심의 R&D지원으로 전환하여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지역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산학연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되면 세 번째 과제인 지역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에 기반한 지역산업발전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 수 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의 팔로알토는 구글과 애플 등 기업이, 미국의 포틀랜드에는 나이키가, 시애틀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타벅스가, 프랑스 보르도지역에는 대규모 와인 산업이 존재하는 것처럼 지역은 자신에게 특화된 산업을 육성할 수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지금의 디지털시대에 맞는 다양한 지식산업이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는 지역민의 참여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이다. 지역의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지원함으로써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센터에 소극장을 여러개 만들고 지역 대학에서 졸업한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그 지역이 가진 이야기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도록 한다면,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하게 되고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질 것이다.

다섯째는 중소기업간 협력과 경쟁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역에 있는 기업들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일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들은 늘 자원과 인력, 그리고 자금과 판로 부족에 허덕인다. 이들을 묶어 협력할 수 있게 한다면 규모의 경제도 범위의 경제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매우 어렵지만 꼭 해야할 일이다. 가능하다면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보다는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라는 것이다. 유망한 인재들을 모으고 이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며,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국내 인재로는 부족하다면 해외, 특히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지역의 똑똑한 젊은 인재를 초빙하여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해외인재들이 지역에서 공부하고 창업을 하게되면 이들은 그야말로 Born Global이 된다. 한국적 소재를 가지고 사업을 했으나 시장은 자신의 모국이 되니 말이다. 이러한 형태로 지역이 해외와 연결되고 적극적으로 교류한다면 성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