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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발달장애인 돌봄, 무엇이 문제인가

현안과정책 345호

글/김민아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돌봄, 교육, 고용,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지역사회 돌봄 및 복지서비스의 이용이 장기간 제한되면서 발달장애인과 주된 돌봄 제공자인 가족들의 삶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는 발달장애인의 기본적인 일상을 지원하는 주된 돌봄이자 교육의 역할을 수행하며, 고용과 문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삶의 일부, 또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누구나 코로나-19 시기에 고립감과 우울감을 겪기 때문에 장애인들 또한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주장한다. 또는 발달장애인의 돌봄 문제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던 어려움이므로 새삼스러워 할 문제가 아니라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에게 있어 지역사회 돌봄의 부재는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과 의미 있는 하루 활동이 제한되는 생존의 위협을 의미하므로 사회적 재난 속에서 이들의 안전과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의 보장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서 발달장애인이 자립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의 발달장애인 돌봄 현황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돌봄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1월부터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돌봄과 자립을 지원하는 주요 기관인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장애인정신재활시설 등이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현재까지도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에 따라 서비스 중단과 부분적 운영 재개를 반복하고 있으나, 지역사회 주요 돌봄 및 복지 서비스의 대부분이 약 1년 째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복지기관에서 여가와 문화 활동,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낮 시간을 보내던 수많은 발달장애인들은 하루의 주된 활동을 차지하던 일과가 사라지게 되었고, 규칙적이던 일상생활을 빼앗겨 버렸다. 이들의 생활 반경은 가정 내로 축소되었고, 그나마도 주로 자신의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부 발달장애인은 활동지원서비스나 민간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발달장애인의 개별적 특성을 이해하고 상호 교류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공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으며 많은 이용자와 접촉하는 돌봄서비스 제공자를 만나는 것은 더욱 위험하게 인식되어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발달장애인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는 돌봄서비스 제공자들은 발달장애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조력자이자 사회적 지지망으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 결국 발달장애인들에게 있어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의 중단은 의미 있는 사람들을 만나 물리적,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송두리째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발달장애인의 삶의 변화

지난 2020년 4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대한작업치료사협회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발달장애인의 생활패턴이 부정적으로 변화하였다고 보고한 응답은 약 87%에 이르렀고, <그림 1>과 같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외부활동이 제약되어 에너지 발산 및 조절이 어렵고, 수면, 식사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되었다.


<그림 > 코로나-19 이후 발달장애인의 생활 패턴 변화

출처: 전국장애인부모연대, 2020, 코로나-19 이전과 현재 생활 패턴의 세부영역별 변화 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 (10= 매우 좋음, 1=매우 심각함)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가져온 발달장애인의 삶의 어려움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사회 참여에 제약이 생기고, 신체적, 정서적 건강에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비단 장애인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비장애 자녀들도 돌봄기관과 교육기관의 대면 서비스 중단으로 부모들의 돌봄 부담이 심화되었다. 그러니 장애인과 가족들 또한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돌봄 부담이라고 한다. 더욱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부담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새롭게 나타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코로나-19의 위기가 모두에게 평등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발달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은 결코 평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먼저,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돌봄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것이 아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물리적, 정서적으로 통합되는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이다. 여전히 장애인들의 사회적 통합이 요원한 우리나라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적 돌봄이 부재하다면, 우리 사회에서 이들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는 사라지는 것이며 인간다운 삶의 기회도 박탈당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서비스의 단절이 비장애인에게는 일시적인 멈춤일 수 있지만, 발달장애인에게는 오랜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얻은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 기술의 퇴행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불평등한 차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복지관에 갈 채비를 하고, 스스로 버스에 올라타 복지관에 도착하고, 복지관에서 선생님과 활동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발달장애인의 일상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수개월, 수년, 수십 년의 훈련과 교육으로 이루어진 소중한 일상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빼앗아 간 하루를 되찾기 위해서는 또 다시 기나긴 노력이 요구된다. 필자가 인터뷰한 한 성인 발달장애인의 어머니는 “사회성이 없지만 그나마 밖으로 나와서 반복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립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코로나-19로 그게 없어지면 집 안에서 완전 수그러드는 거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거예요. 집에서 사회로 다시 나오려면 너무 힘들어져요. 수십 번, 수백 번을 반복해도 늦어지는데 이제 아예 사회생활을 못 하는 거예요.”라며 서비스의 일시적 중단이 자녀를 사회로부터 완전히 단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하였다.

변화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은 발달장애인에게 낯선 사회 환경, 마스크 착용과 같은 새로운 규칙, 신체활동의 제약으로 높아진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악화는 도전적 행동을 증가시켰고 코로나-19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 행동들을 나타나게 하였다. 이러한 행동들은 주로 언어적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소통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즉, 이는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이 발달장애인에게 어떠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하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반증한다. 또한, 공격적이거나 자해의 위험이 있는 심각한 도전 행동의 증가는 발달장애인의 신체적 건강에 해를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돌봄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돌봄 공백, 오롯이 가족들의 부담으로

그렇다면 코로나-19 시기에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은 누가 보장해야 하는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 이용 제한이 장기화되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부담은 오롯이 부모나 형제자매 등의 가족들에게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지역사회 돌봄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었지만, 1년째 돌봄 공백이 지속되면서 부모들의 돌봄 스트레스와 소진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가중된 돌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비극적 사건들이 수차례 보도된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더 이상 장애인들의 돌봄 공백을 코로나-19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여기고 가족들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방치해서는 안 될 사회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일부 장애인복지 실천현장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수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발달장애인 부모의 돌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국가적 차원의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20년 6월, 코로나-19 시기에도 발달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야 하는 당연한 권리를 강조하며 발달장애인 돌봄 지원에 대한 대책을 정부에 요청하였다. 이들이 요청한 발달장애인 돌봄지원대책에는 긴급돌봄 지원을 위한 소규모 돌봄시스템 마련, 공적 돌봄지원체계 도입, 발달장애인 위기가정 대상 찾아가는 사례관리서비스 도입 등이 포함된다. 이는 사회적 재난에 취약한 발달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사회에서 보장해야 함을 정당하게 요구한 것이며, 지역사회 및 정부 차원에서 이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구체적인 서비스와 정책이 신속하게 마련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시대, 발달장애인의 서비스 욕구와 복지현장의 변화

지역사회 장애인복지 기관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휴관이나 서비스 중단을 하는 동안에도 발달장애인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사이버 복지관을 운영하기 시작하였고, 비대면 서비스를 병행하면서 철저한 방역 하에 단계별로 대면 서비스의 운영을 재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완화시키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장애인복지현장의 주요 변화와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욕구를 살펴보겠다1). 첫째, 가족들이 돌봄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전적인 돌봄이 필요한 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긴급돌봄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나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돌봄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지역사회와 단절된 채 종일 홀로 지내야 하는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꾸러미나 만들기, 음악 등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제작한 동영상을 배포하여 가정에서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는 개별적인 돌봄 없이 발달장애인이 혼자서 수행하기 어렵고, 활동 과정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 없이 재료들만 전달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셋째, 실시간 화상시스템을 이용하여 발달장애인과 직접 소통하면서 활동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시간으로 함께 이야기하면서 요리, 만들기, 운동을 하는 등의 프로그램이다. 온라인 서비스는 대면 접촉이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대안적 서비스로 여겨지고 있으나,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은 오랜 시간 집중하는 것이 어렵고 기관에서 스스로 하던 활동들도 가정 내에서는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가정 내 돌봄제공자가 밀착하여 모니터링하지 않는 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감각기관이 예민한 일부 발달장애인들은 음성과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며, 정보통신기기의 물리적 접근성이나 활용가능성도 또 다른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넷째, 익숙한 환경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소규모 대면 서비스를 순환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코로나-19의 위험이 불확실하게 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장애인의 살아갈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장애인의 사회적 돌봄 욕구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코로나-19 시대에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돌봄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 돌봄을 위해서는 밀접 접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인 사회적 거리두기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해외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감염취약계층인 장애인의 건강과 돌봄을 위해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실태조사이다. 우리나라도 지역별 또는 기관별로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의 어려움을 조사한 바 있고, 서울시에서도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 전국적 차원에서의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더욱이 국가적 차원에서 해외 여러 나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장애인을 포함하는(disability inclusive) 정책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정부 주도 하에 장애포괄적인 코로나-19 정책을 수립하고 장애인이 의료, 교육, 돌봄 등의 영역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협력적 지원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에 따라 장애인 당사자 및 돌봄제공자, 지역사회 및 시설 내 서비스 제공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2).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돌봄과 복지를 지원하는 서비스 제공자를 위한 행동지침으로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한 계획을 개발하고 실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즉, 장애인들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갖고 의미 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적 돌봄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장애인과 함께 거주하는 가족들은 이러한 권리를 옹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원체계가 되어야 하고, 지역사회 및 정부는 장애인과 가족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돌봄과 지원이 제공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사회적 돌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이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이고, 이러한 권리는 사회적 재난 시에도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비록 코로나-19가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제약을 가져왔지만, 이러한 위기가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무시해도 되는 상황에 놓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감염취약계층을 위한 보호의 대책으로서 2020년 6월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발간하여 장애인 대상 서비스 제공기관의 대응 방침을 제시하였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장애인 돌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사회적 재난에 대응하는 방안이 다르기 때문에 장애 특성에 맞는 방안이 정책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며, 각 기관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운영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가 나아갈 방향

그렇다면,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돌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먼저, 지역사회 거점이 되는 장애인기관 및 돌봄 제공기관은 코로나-19 시기에 발달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의 수요를 조사하고, 관련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도 안전하게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어야 하며,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와 대면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이용자인 발달장애인의 개별적 장애 특성과 서비스 욕구, 정보기기 및 학습 접근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사용하되, 정보 접근성이 낮은 장애인들도 접근 가능한 형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주요 서비스는 발달장애인이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이 수반되어야만 실효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의 연속성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험 집단을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 고립과 돌봄 부담의 심화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폭력이나 학대, 방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위험을 완화시키기 위한 촘촘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서비스의 내용 및 구성뿐 아니라 서비스 전달체계의 변화도 대비해야 한다. 돌봄 및 복지서비스의 전달 과정에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전달받아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고지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의사소통과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발달장애인이 코로나-19의 방역지침을 잘 이해하고 필요한 욕구를 전문가와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방역지침, 집에서 혼자 머물 시 주의사항, 서비스 운영 계획, 필요한 경우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 정보 등을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가족 대상으로 자녀의 도전적 행동이 심각할 때의 대응 방안에 대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위기상황에 대한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제공자들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주요한 인력인 서비스 제공자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여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새로운 역할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코로나-19 시대에 새롭게 부여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진이나 피로감을 느끼기 쉽고, 이는 서비스의 지속성과 질적 향상을 방해하게 되므로 서비스 제공자들이 서비스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지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1) 김민아, 정상미, 황신영, 성지민. (2020).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유행상황에서 성인 지적장애인을 돌보는 부모의 서비스 욕구. 한국가족사회복지학, 67(4), 129-165..
  • 2)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 “Disability considerations during the COVID-19 outbreak”, (No. WHO/2019-nCoV/Disability/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