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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년, 복지정책에 대한 평가 및 제언 : 국민을 믿고 좀 더 과감하게 나아갈 수는 없을까?

현안과정책 280호

글/이영수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 글에서는 복지정책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을 간략히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녹록치 않은 조건과 다양하고 중층적인 과제 속에서 출범하였다. 저성장 및 실업, 빈곤과 불평등의 심화, 반전이 보이지 않는 저출산 문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의 저하 등 산적한 과제들이 눈앞에 놓여 있고, 지난 수십년간 누적된 한국 복지국가의 유산은 복지정책의 제약으로 작용한다. 다른 한편으로 경제·노동·사회적 맥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복지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하는 과제 역시 안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는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통합을 강조하고 국가발전전략 안에서 사회정책의 역할과 위상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용과 혁신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복지국가의 지향을 제시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과감하고 창의적인, 패러다임 전환적인 복지정책에 대한 고민이 아쉽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간 다양한 영역에서 복지정책의 확대 및 강화가 이루어졌고, 일정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방향성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눈앞에 놓인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증세를 포함한 복지재정 확충 방안에 대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포함하여 복지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추동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문재인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필자)


  촛불집회의 열망 속에서 많은 기대를 안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월 2년을 맞이했다. 지난 2년에 대한 평가 및 앞으로의 3년 또는 그 이후의 방향에 대한 논의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복지정책, 특히 소득보장정책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을 간략히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2년이 지났고, 역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의 과정 속에서 인수위 등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출범했다. 또한 여러 단체에서 공약이행 사항을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복지 분야의 경우 공약 이행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문재인 정부 2년을 맞아 실시된 ‘문재인미터’의 공약이행 점검에 따르면 공약이행이 지체되거나(11.8%), 진행 중인 경우의(69.9%) 비중이 매우 높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해 심층적으로 평가하기는 여전히 이르다. 개별 복지정책 및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보다는 핵심적인 몇 가지 정책에 대한 간략한 점검과 함께 복지지출의 수준, 복지제도 및 프로그램의 구조와 성격, 복지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형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둘러싼 조건과 과제

 한 정부의 복지정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정부가 당면한 조건과 과제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를 둘러싼 외적·내적 조건과 과제들이 그 정부의 복지 전략과 방향을 결정하고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많은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저성장, 일자리의 감소 및 실업, 빈곤과 불평등이 지속·심화되고 있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저출산 문제, 급격한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를 보이고 있는 노인 빈곤율, 노동과 복지로부터 배제되고 있는 청년 및 근로연령 세대,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의 저하 등 산적한 과제들을 안고 출범했다.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되어 온 한국 복지국가의 제도적 유산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 중 하나인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복지 개혁에 있어 경로 제약적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OECD 국가의 절반에 머무르고 있는 복지지출, 취약한 복지재정 기반, 사회보험 및 공공부조의 광범위한 사각지대 및 낮은 급여수준,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와 재정적 지속가능성 문제, 보편적 수당 제도의 저발달, 사회서비스의 과도한 민간공급 구조 및 낮은 서비스의 질, 분절되고 파편화된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복지국가를 둘러싼 경제·사회적 맥락 역시 빠르게,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이제 익숙한 용어가 되어가고 있고, 이로 인한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과 조응할 수 있는 새로운 복지국가,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일 역시 문재인 정부 앞에 놓여 있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렇듯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녹록치 않은 조건과 다양하고 중층적인 과제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시작되었다. 10여년 만에 상대적으로 ‘친’복지적인 정권으로의 교체, 시민 주도의 촛불집회의 과정 속에서 출범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포용국가’의 의의와 몇 가지 아쉬움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 좀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사회정책의 방향성은 2018년 9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포용국가 비전과 전략’이 발표되면서 구체화되었다(그림 1 참고). 보고서에서는 ‘포용’과 ‘혁신’의 핵심 키워드 하에 ‘사회통합 강화’, ‘사회적 지속가능성 확보’, ‘혁신능력 배양 및 구현’의 3대 비전이 제시되었다. 9대 전략에는 소득보장제도의 사각지대 해소, 노동시장·젠더·주거·교육 격차 해소, 저출산 정책 방향 전환 및 고령사회 대비,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등 그 동안 복지 영역에서 제기되어온 다양한 쟁점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림 1> 문재인 정부 사회정책 비전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 비전인 ‘혁신적 포용국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우려와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포용’과 ‘혁신’의 두 축을 중심으로 복지국가의 장기적인 방향성 및 이를 위한 달성하기 위한 전략들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적어도 사회복지지출 수준으로 복지국가 비전을 제시했던 노무현 정부의 ‘비전 2030’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용’과 ‘혁신’이라는 다소 모호한 키워드로는 문재인 정부가 어떠한 복지국가를 지향하는지 구체적인 상(像)을 그려내기 어렵다. 또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는 전략의 나열은 공허한 구호로 그칠 우려가 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일 수 있지만 두 가지 방향에서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 편으로는 변화하는 경제·노동·사회적 맥락 및 한국 복지국가의 제도적 유산에 조응하는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의 상을 그려내는 작업, 다른 한편으로는 제시된 전략들에 대해 재정계획을 포함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작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 간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국가발전전략 안에서 사회정책의 위상과 역할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패러다임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income-led growth)’은 ILO 등에서 제시된 ‘임금주도성장(wage-led growth)’의 한국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금’ 대신 ‘소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는 한국의 높은 자영업자 비율에 대한 고려 외에 복지정책을 통한 가처분 소득 증가 등 사회정책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사회정책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부분이다. 또한 경제 패러다임의 다른 한 축인 혁신성장 역시 복지정책을 통한 인적자본 향상과 연결된다. 복지정책이 경제정책에 종속되는 ‘선성장-후분배’의 발전국가 패러다임이 여전히 강력한 한국의 현실에서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사회정책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동등한 위상과 통합을 선언적으로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책결정구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개편 역시 필요하다. 예컨대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간 권한과 위상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은 오히려 사회정책을 경제정책에 종속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사회정책 담당 부처의 실질적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포용국가의 전략으로 제시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 보다는 기존의 정책들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정책의 강화 및 보완으로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역시 필요하다. 일례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의 감소, 인지자본주의 등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 플랫폼 노동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좀 더 과감하고 패러다임 전환적인 사고가 필요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학계를 중심으로 이미 이러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논쟁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며, 비록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한시적 시민수당 (주은선, 2013), 청년 및 장년층에 대한 연령기반의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김태일·최영준, 2015), 청·장년 기본소득 이용권(석재은, 2018) 등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와 결합이 가능한 보다 창의적인 정책들에 대한 고민이 병행되어야 한다.


긍정적인 성과들, 더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년 동안 복지정책, 특히 소득보장정책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일들을 살펴보면 적어도 방향성 측면에서 동의할 수 있는 부분들, 긍정적인 성과들 역시 존재한다. 정부의 복지에 대한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대표적인 지표가 복지지출 수준일 것이다. <그림 2>에서 나타나듯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보건복지 예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11.1%의 증가율을 보였고, 특히 2019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2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림 2> 연도별 보건복지 예산 현황 (단위: 조원, %)


출처: 보건복지부 (연도별 일반회계 예산자료)


  최근 발표된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는 포용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담겨있다. 재정 충당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어 보이지만 2023년까지 5년간 33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복지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소득보장정책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실시되거나 확대된 몇 가지 핵심 정책들을 살펴보자. 기초연금의 경우 소득 하위 70%에 해당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제공하는 자격조건에는 변함이 없지만 급여액이 25만원으로 인상되었고, 올해부터 소득 하위 20%에 해당되는 저소득층 노인의 경우 30만원으로 인상되었다. 공공부조의 사각지대 및 높은 노인 빈곤율의 대표적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완화를 추진하고 있고,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장기적으로 완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였다. 근로빈곤층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근로장려세제(EITC) 역시 급여 대상과 수준 측면에서 급격히 확대되어, 올해의 경우 약 소요 예산이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 역시 50%에서 60%로 인상되고, 급여기간 역시 기존에 비해 30일 연장되었다. 실업급여의 사각지대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특수고용노동자 등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이 이루어졌고, 실업급여에서 배제된 저소득 구직자에게 최장 6개월 동안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실업부조 도입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아동수당은 완전한 보편급여로 전환되었고, 급여 대상 역시 만7세 미만 아동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소득보장정책의 제도적, 실질적 보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이러한 변화들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방향성에는 동의한다 해도 복지지출의 증가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들이 앞서 언급한 우리 앞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충분한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일례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2019년 1분기 분석결과에 따르면 소득1분위(하위 20%)에 해당되는 저소득층의 경상소득이 전년 동분기 대비 1.7% 감소했고, 특히 근로소득은 14.5% 감소했다. 표본 구성의 변화 등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하지만,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감소, 특히 근로소득 감소를 두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소득1분위 가구의 공적이전소득이 증가했고, 처음으로 근로소득을 추월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루어진 복지지출의 확대가 공적이전소득의 증가로 연결되었음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적이전소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득1분위의 경상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은 복지정책을 통한 공적이전소득의 역할이 보다 확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시장에서의 불평등을 재분배를 통해 완화시키는 것이 복지정책의 핵심 목표이자 역할이다. 더구나 소득1분위의 대다수는 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구인데 이들에게 근로를 통해 적절한 소득수준을 유지하라는 것은 다소 가혹하지 않은가?


  가계동향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모든 소득분위에서 복지정책을 통한 공적이전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득1분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의 공적이전소득 증가율이 소득2, 3, 4, 5분위에 비해 오히려 낮다는 점이다. 사회보험 중심의 소득보장체계 하에서 저소득층,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소득보장제도의 광범위한 사각지대로 인해 공적 복지를 통한 보장의 필요성이 높은 집단이 오히려 배제가 되는 현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공적연금 수급으로 소득5분위의 공적이전소득 증가율이 높아진다거나, 문재인 정부 들어 도입, 확대된 아동수당으로 소득2, 3, 4분위의 공적이전소득이 증가하는 것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복지정책이 가장 필요한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확대는 좀 더 빠르게,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국가 발전의 기반 확충을 위한 노력

  복지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추동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하는 작업은 개별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확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부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복지국가의 발전을 원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노동 관련 공약이었던 ‘노동존중사회 실현’은 이러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노동존중사회 실현’에 포함된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설립, 노조조직률 및 단협적용률 제고 등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복지국가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서구의 보편적 복지국가 발전의 역사를 보면 강력한 노동조합에 의한 계급동원, 사회적 타협과 협상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노동조합조직률과 단협적용률이 매우 낮은 한국의 상황에서 이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주요 의제에 대한 타협과 협상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복지국가 발전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노동존중사회를 강조했던 것에 비해 아직 성과는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 노조조직률과 단협적용률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고, 지난 해 11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노동 및 복지 분야의 중요한 의제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회적 대타협의 사례로 널리 회자되는 스웨덴의 살츠요바덴 협약이나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의 과정을 보더라도 사회적 대타협은 지난하고 험난한 과정을 거쳤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복지국가의 기반 마련 측면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지재정의 확충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복지정책과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을 돌아볼 때 가장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포용국가 비전을 설명하는 보고서에도, 2023년까지 5년간 332조원을 투입할 계획인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 시급한 국민연금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단기적으로는 초과세수의 활용, 적자재정을 포함한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해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으나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증세를 포함한 복지재정 확충에 대한 논의를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